마취 깊이란? – BIS, 뇌파, 자율 신경 반응으로 보는 임상 적용 가이드

2025. 3. 27. 20:48마취통증의학

마취 깊이란? – BIS, 뇌파, 자율 신경 반응으로 보는 임상 적용 가이드

마취 깊이란? – BIS, 뇌파, 자율 신경 반응으로 보는 임상 적용 가이드

마취 깊이는 단순히 ‘깨어 있는가, 잠들었는가’를 구분하는 것을 넘어, 뇌의 의식 상태, 통증 반응, 자율신경 안정성을 포함한 복합적인 생리현상입니다. 특히 전신마취 환자에서는 과도한 마취로 인한 순환억제나, 반대로 얕은 마취로 인한 환자 각성(awareness)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객관적인 마취 깊이 측정과 조절이 필수입니다.

또한 최근 BIS를 비롯한 마취 깊이 측정 장치의 기술 발전으로, 마취 유도와 유지에 있어 정량적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가능해졌으며, 이는 마취 약물의 과용 또는 불충분한 투여를 방지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마취 깊이를 해석하고 임상적으로 적용하는 능력은 마취간호사의 핵심 역량 중 하나로 간주됩니다.


✅ 마취 깊이의 의학적 정의

마취 깊이(Depth of Anesthesia)는 다음 세 가지 요소로 평가됩니다:

  1. 의식 수준(Consciousness Level)
  2. 감각 자극에 대한 반응(Sensory & Motor Response)
  3. 자율신경계의 반응 변화(Autonomic Responses)

이 세 요소는 독립적으로 평가되기보다는 상호보완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며, 환자의 생리적 특성에 따라 변화 폭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령 환자나 중추신경계 질환자의 경우 자율신경 반응이 명확히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뇌파 기반 감시가 더욱 중요해집니다.


🧠 BIS (Bispectral Index)의 개념과 활용

BIS는 EEG 기반의 뇌파를 해석하여 0~100 사이의 수치로 마취 깊이를 수치화한 지표입니다. BIS는 환자의 의식 수준을 객관화함으로써, 수술 중 과마취 또는 미마취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BIS 수치 상태

100 완전 각성
80~100 진정(sedation) 상태
60~80 얕은 마취
40~60 적절한 수술용 마취 깊이
<40 심마취 / 뇌 억제 상태

📌 BIS가 60 이하이면 대개 수술 중 자발적 기억이 차단됨. 하지만 순환억제 발생 가능성 ↑

 

🧠BIS의 장점: 마취의 질 향상과 업무 효율성 증대

1. 마취 심도의 정량적 평가

BIS는 환자의 의식 상태를 0~100 사이의 수치로 표시하여, 주관적인 관찰에 의존하던 기존의 마취 깊이 평가를 객관화한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과마취나 각성 가능성을 빠르게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다.

2. 약물 투여량 최적화

BIS 수치를 기준으로 마취 약물의 농도와 투여량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약물의 과도한 사용을 방지하며 회복 속도를 단축시킨다. 이는 특히 고령자, 간질환자, 신장기능 저하 환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3. 수술 후 회복 예측 가능성

적절한 BIS 수치 유지는 수술 후 섬망(POD)이나 인지기능 저하(POCD)를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이는 환자의 전반적인 예후와 만족도 향상에도 기여한다.

4. 협업을 위한 공통 의사결정 도구

BIS는 마취과 의사, 간호사, 외과의 간 정량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되며, 팀 기반 수술 환경에서 일관된 의사결정에 기여한다.

5. 환자 각성 사고 예방

마취 중 의식이 돌아오는 '인식 각성(awareness with recall)'은 환자에게 심리적 외상을 남길 수 있다. BIS는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감시 도구로 평가받는다.


🧠BIS의 단점: 오남용과 해석 오류의 가능성

1. 정확성에 대한 한계

BIS는 케타민, 덱스메데토미딘, 아산화질소(N2O) 등 특정 약물에 반응하지 않거나 왜곡될 수 있으며, 근전도 간섭, 저체온, 뇌파 이상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수치가 부정확할 수 있다.

2. 기계 의존도 증가

BIS 수치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실제 임상 징후(혈압, 맥박, 동공 반응 등)를 놓칠 수 있다. 이는 '기계 신뢰 오류(automation bias)'로 이어질 수 있으며, 마취 깊이 판단에 있어 인간 판단력이 약화될 수 있다.

3. 높은 비용 부담

BIS 장비는 고가이며, 일회용 센서 또한 단가가 높다. 이는 지속적인 사용을 위한 예산 확보가 필요한 현실적 제약으로 작용한다.

4. 해석 교육의 필요성

BIS 수치는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닌, 환자의 상태와 약물 특성을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충분한 교육과 경험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판단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


종합 비교

구분 장점 단점

마취 평가 정량적 수치 제공 특정 상황에서 부정확 가능성
약물 조절 과마취 방지, 회복 촉진 판단력 저하 우려
환자 안전 각성 및 부작용 예방 외부 간섭 요소에 취약
팀워크 커뮤니케이션 명확화 교육 부족 시 혼선 발생
운영 비용 고기능 감시 가능 센서 비용, 장비 관리 부담

즉!!! BIS는 보조 장비, 최종 결정은 사람의 몫

BIS는 마취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유용한 감시 도구이다. 그러나 BIS는 어디까지나 보조 장비이며, 환자의 임상 징후와 전신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문가의 최종 판단을 대체할 수 없다. 마취과 의사와 간호사는 BIS 수치를 참고하되, 환자에 대한 직관적 관찰과 숙련된 판단을 병행함으로써 BIS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BIS는 기술이지만, 마취는 결국 사람의 책임 아래 이루어져야 하는 예술이자 과학이다.

 


🩺 자율신경계 반응 기반 평가

마취 깊이를 판단할 수 있는 자율신경계의 반응은 다음과 같습니다:

생리 지표 마취가 얕을 때 마취가 깊을 때

혈압 상승 하강
심박수 증가 감소
눈동자 반사 민감 둔화
근육 긴장도 높음 이완
자극 반응 (몸 움찔 등) 강함 거의 없음

자율신경 반응은 특히 BIS 해석이 어려운 상황(예: 근전도 간섭, 약물 간섭 등)에서 중요한 대안 평가 수단이 됩니다. 또한 반응 시간의 지연, 체온, 전해질 불균형 같은 요인도 함께 고려하여 총체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 TIP: 환자가 수술 중 갑작스럽게 눈을 뜨거나 손을 움직인다면 BIS와 함께 자율신경 반응을 재확인해야 합니다.


⚙️ 마취 깊이 조절 시 고려사항

  • 환자의 ASA 등급: 고령, 간/신장 기능 저하 시 약물 축적 고려
  • 수술 자극 강도: 복강경, 척추 수술은 자극 강도가 높아 BIS 유지에 주의 필요
  • 약물 종류: Propofol, Remifentanil, Sevoflurane 등은 BIS 반응 차이 존재
  • 환자 특성에 따른 개인화된 목표 BIS 설정이 최근 주목받고 있으며, 동일 BIS 수치에서도 환자마다 인지 반응이 달라질 수 있음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 마취 깊이 조절은 단순히 BIS 수치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환자 상태 전반과 생리학적 반응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정밀한 의사결정이 요구됩니다.


🔍 임상적 적용 사례

Case 1. 복부 대동맥 치환술 중 BIS 38 유지 → 혈압 지속 저하 → 마취 농도 감소 후 안정화
Case 2. BIS 62인데도 환자가 간헐적 눈 깜빡임 → 자율신경 반응 보며 Fentanyl 보강 투여
Case 3. 고령 환자에서 BIS 50이었으나 갑작스런 심박수 상승 → 약물 축적으로 인한 delayed emergence 의심

이러한 사례들은 BIS와 자율신경 반응의 동시 분석과 의학적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특히 고위험 환자군에서는 BIS만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기저 질환, 약물 반응, 수술 자극의 세기까지 포함하여 다차원적 해석이 필요합니다.

 


👩‍⚕️ 작성자 소개

10년차 마취간호사로, BIS 모니터링을 포함한 전신마취 환자 관리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본 글을 작성하였습니다.실제 임상에서는 수치보다는 환자의 전체 반응을 통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안전한 마취 관리의 핵심입니다. BIS 수치 하나에만 의존하기보다는, 환자의 자율신경계 반응과 상황적 요소들을 함께 고려하는 사고가 필요합니다.


📚 참고문헌

  • Miller's Anesthesia 9th Ed.
  • J. of Clinical Monitoring and Computing, 2021
  • 대한마취통증의학회 가이드라인
  • Perioperative Monitoring of Depth of Anesthesia: A Clinical Perspective (2023)